태산뉴스 이동욱 기자 | 고양특례시는 9월 시의회 임시회에서 의결된 제2회 추가경정예산 결과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시의회는 15일 제3차 본회의에서 시가 제출한 추경예산안 중 총 142억 원을 감액 의결했다. 이번 삭감은 총 15건 사업에서 이뤄졌으며, 시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주요 전략 사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삭감된 주요 사업은 ▲거점형 스마트시티 조성사업(60억 원) ▲고양시청사 부서 재배치(40억 원) ▲고양 성사혁신지구 임차확약 청구금(20.4억 원) ▲2025 고양 아시아·대양주 도로대회(7억 원) ▲도심형 스마트팜 구축(3억 원) ▲고양시 공립수목원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 용역(2.7억 원)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분석 용역(1억 원) 등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민선8기 단골 삭감 사업’이다.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분석 용역’과 ‘고양시 공립수목원 타당성 검토 용역’은 정책 추진 전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용역 예산임에도 각각 의회에서 8차례나 삭감 및 조정됐다. 번번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해 민선 8기 내 사업 추진의 첫걸음조차 내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 공모 선정으로 국비 200억 원을 확보한 ‘거점형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역시 4회에 걸쳐 삭감됐다. 교통불편을 보완하는 자율주행버스 운행과 신속한 재난 대응을 위한 드론통합관제시스템 구축 등 시민 편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혁신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시민과 민간 관련 주요 예산도 삭감을 피하지 못했다. ‘민간 도심형 스마트팜 구축 사업’은 경기도 공모에 선정된 사업으로,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였으나, 시비 부담액이 전액 삭감되면서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비좁은 시청사로 인해 청사 주변 민간건물에 임차한 시청 사무실에 소요되는 예산은 매년 13억 원에 달한다. 비어있는 공공건물 부서 재배치를 통해 예산을 절감하고 시민 편의를 위한 ‘고양시청사 부서 재배치 예산’ 40억 원도 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집행부는 2018년 의회의 승인을 받은 공유재산관리계획 범위 내에서 예산을 편성했으나, 의회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전액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 시민 편의와 행정 효율화를 위한 청사 공간 개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의 예산 삭감은 행정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예산 삭감은 대외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2025 고양 아시아·대양주 도로대회’는 국토교통부가 후원하고 한국도로공사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국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이는 대회 개최 준비에 심각한 차질은 물론, 국제 행사인‘UCLG ASPAC 고양 총회’, ‘고양콘’등 국제적인 규모의 행사를 유치하며 쌓아온 글로벌 도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양 성사혁신지구 임차확약 청구금’ 삭감 역시 행정 신뢰도 하락과 함께 행·재정상 문제가 우려된다. 해당 예산은 정부‘도시재생 혁신’1호 사업으로 원당역 인근에 조성된 성사혁신지구의 2025년 하반기 6개월분 임차료와 관리비로, 이미 계약된 의무 지출이다. 그럼에도 전액삭감되어 성사혁신지구 운영 차질과 향후 배당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협약 당사자로서의 약속 불이행에 따른 고양시의 신뢰도 하락이다.
고양특례시 대변인은 “반복되는 삭감에도 불구하고 계속 예산을 편성하는 사업들은 그만큼 필요한 예산이라는 거다. 그 절박한 필요에 대해 심사숙고한 결론인지 의문스럽다”며, “예산은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시민의 실익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반복적인 삭감은 시정 운영과 지역발전에 큰 장애가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사업 추진이 반복적으로 좌초되면 단순한 행정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도시 이미지 하락과 경제자유구역 지정, 일산테크노밸리, 고양영상문화단지 조성 등 대규모 투자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가올 2026년 본예산 심의에서는 108만 고양특례시민의 삶을 진정으로 보살피는 의회의 역할을 다해 주시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